
빛은 하나지만, 프리즘을 통과하면 여러 색으로 나뉜다. 감정도 그렇다. 하나의 사건, 하나의 말에도 우리는 각기 다른 색을 띠며 반응한다. 영화 《프리즘》(2024)은 이 단순한 원리를 삶의 서사로 확장한다. 보는 이마다 다른 해석을 남기고, 빛처럼 흩어지는 감정을 포착하는 시선을 제시한다. 감정은 맑거나 흐림의 문제가 아니다. 빛이 굴절되듯, 마음도 늘 곧지 않고,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색으로 반응할 뿐이다. 《프리즘》은 그런 다층적인 감정을 한 줄의 빛과 한 조각의 침묵으로 말하는 영화이다.빛 – 하나의 사건, 수많은 감정영화《프리즘》의 시작은 단조롭다. 특별한 사건이나 큰 갈등 없이, 작은 장면들이 조용히 이어진다. 그러나 그 안에는 각 인물의 감정과 기억이 서로 다르게 굴절되어 흐르고 있다. ..

친구가 갑자기 나를 외면한다면, 그건 내 잘못일까, 아니면 그 사람의 결심일까? 넷플릭스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The Banshees of Inisherin)는 두 남자의 단절로 시작해, 인간관계의 깊이와 한계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아일랜드의 외딴섬 그곳에 사는 파드릭과 콜름은 매일같이 함께 맥주를 마시는 단짝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콜름은 이유 없이 파드릭과의 관계를 끊는다. 그 어떤 대답도, 설명도 없이. 이 영화는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보다,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남는지를 보여준다. 고요한 풍경 안에서 오히려 인간의 감정은 거칠게 흔들린다. 말이 없어질수록, 감정은 더욱 깊어진다.고립 – 대화가 사라진 순간부터 관계는 무너졌다영화의 시작은 단순하다. “나는 더 이상 너와 이야기하고 싶지..

누군가는 포기했고, 누군가는 버텼다. 그러나 끝까지 살아남은 것은 이기려는 의지가 아니라, 함께 이겨내려는 마음이었다. 넷플릭스 영화 보이즈 인 더 보트(The Boys in the Boat, 2023)는 1936년, 미국 워싱턴 주립대 가난한 청년들이 조정 팀을 꾸려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건 기록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정 경기의 긴장감 뒤에는 서로를 믿고, 무너질 때마다 다시 일어선 팀워크와 청춘의 무게가 있었다. 이 영화는 누구보다 낮은 곳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의 리듬에 귀 기울이며 하나의 배를, 하나의 마음으로 어떻게 저어가는지를 그린다. 오늘, 이 영화를 다시 꺼내보는 이유는 분명하게 있다. 우리는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