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는 얼굴이 다른 소년 어기가 세상의 시선과 마주하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외모를 뛰어넘어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따뜻함을 전하는 감성 드라마로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
영화 〈원더〉는 선천적인 얼굴기형을 안고 태어난 소년 어기 풀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열 번이 넘는 수술을 견뎌야 했고, 그 흔적은 얼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늘 헬멧을 쓰고 다닌다. 스스로를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버겁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름을 경계하고, 낯선 외모에는 두려움을 갖는다. 어기는 그런 시선에 너무 오래 노출돼 있었고, 그래서 세상과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그를 헬멧 속에만 가둘 수는 없다. 어기는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고, 더 이상 집에서만 공부하지 않고 일반 학교로 등교하기로 한다. 가족의 격려와 우려 속에서, 어기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교실로 들어선다.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메고, 처음으로 '평범한 학생'의 모습으로 학교에 서는 순간. 하지만 평범하다는 말은 어기에게는 결코 쉽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다.
영화는 어기의 외면을 통해 관객에게 묻는다. 진짜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무심코 쓰는 그 단어 안에 얼마나 많은 기준과 편견이 숨어 있는가. 어기의 얼굴은 다르지만, 그의 마음은 따뜻하고 여리고, 친구를 원하고, 사랑을 바란다. 그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 다름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영화는 천천히, 그리고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시선으로 보는 진심
〈원더〉는 어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어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그려낸다. 그의 부모, 누나, 친구들, 그리고 심지어 그를 괴롭히는 아이들까지.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한 소년의 시련과 극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련이 주변 인물들의 삶에도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섬세하게 담아내기 때문이다.
누나 비아는 어기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족 안에서 조용히 자기감정을 눌러온 인물이다. 사랑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해했기 때문에 양보했던 누나. 그녀의 시선에서 본 어기는 ‘불쌍한 동생’이 아니라 세상의 중심이다. 그러나 그녀 또한 한 명의 소녀로서, 자신만의 외로움과 갈등을 품고 있다. 영화는 그 감정도 놓치지 않는다. 어기의 친구 잭 윌 역시 처음에는 어기와 가까워지는 것을 주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을 발견한다. 사람들은 외모보다 마음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법이다.
영화는 이처럼 다층적인 시선을 통해, 한 사람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감정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누군가는 두려움으로, 누군가는 미안함으로, 또 누군가는 용기로 어기와 마주 선다.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큰 마음으로 수렴되는 이 구조는, 단지 플롯의 기교가 아니라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 다름이란 결국, 이해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도, 마음은 언제나 공감으로 닿을 수 있다는 것.
다름을 이해하는 용기
어기는 점차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쉬운 건 아니다. 누군가는 그를 끝내 이해하지 못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용기를 낸다. 그리고 어기 자신도, 자신의 다름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다. 영화는 이 모든 변화가 '용기'라는 단어로부터 시작됨을 강조한다.
진짜 용기는 어쩌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차별과 편견을 향해 마음으로 맞서는 일. 영화 속에서 선생님은 말한다. “친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반드시 친절을 선택해야 한다.” 이 말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중심을 관통하는 철학처럼 느껴진다.
어기의 얼굴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얼굴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변한다. 누군가는 손을 내밀고, 누군가는 포옹하며, 누군가는 눈물로 마음을 전한다. 결국 어기를 변화시킨 것은 의술이 아니라 관계였다. 사랑과 이해, 존중과 용기가 이 영화를 통해 천천히 퍼져나간다. 그것은 마치 한 사람의 작은 미소가 전체 공간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과도 같다.
〈원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인 동시에,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상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묻는다. 우리는 정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 질문은 관객의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어기가 마지막 연설을 통해 말한다. “누구나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 이 말이야말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삶의 진실이 아닐까.
무료 이미지 키워드 추천: